인상주의 유명한 여성화가 베르트 모리조는 1841년 로코코 시대의 역사화와 풍속화의 거장인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손녀로 태어났습니다. 베르트 모리조와 언니인 에드마 모리조는 뛰어난 미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장인 할아버지의 재능이 두 자매에게도 이어진 것 이겠죠.  하지만 당시의 상류층 여인들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었으며, 조신하고 교양 있는 신붓감이 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교양 있는 예술교육을 받는 것은 상류층 여성으로선 평범한 일이었기에 에드마와 베르트는 카미유 코로와 조셉 귀샤르에게 미술교육을 받았으며 루브르 박물관을 찾아가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하기도 했습니다. 실력이 뛰어났던 자매의 작품은 1864년 살롱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여성이 그림 그리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질타를 이기지 못한 그녀의 언니 에드마는 결국 해군 장교와 결혼을 하고 평범한 여성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언니의 결혼으로 충격을 받으며 베르트는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하던 어느날 베르트는 당시 미술계의 이단아였던 에두아르 마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그림에 모델로 서 달라는 마네의 부탁에 베르트는 흔쾌히 응하였으며 이후 많은 마네의 작품에 모델로 서게 되었습니다. 예술적 교감을 나누며 마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서로 사랑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미 마네는 유뷰남이었기에 그녀는 그의 동생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The Cradle 1872

 

 

마네의 뮤즈이자, 화가였던 그녀는 당시 새로운 시도를 하던 젊은 화가들과 자주 어울리게 되었으며 1874년 첫 인상파 전시회에 유일한 여성 화가로 작품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7번의 전시가 더 열리는 동안 그녀는 딸을 출산한 1879년을 제외한 모든 전시회에 참여하여 최초의 인상파 여성 화가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런던의 신영국미술클럽이나 벨기에의 20인 회와 벨기에 미술협회 등 다른 미술 단체의 전시회에도 종종 참여했으며 1892년에는 개인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많은 인상파 화가들이 외부에서 빛을 관찰하며 작업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녀의 그림은 주로 가족, 어린아이, 여성, 꽃 등을 주제로 합니다. 여성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곱지 않게 보던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그녀는 공공장소보다는 사적인 공간이나 실내 작업을 즐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Lady at her Toilette 1875

수많은 제약과 사회적 시선에도 절대로 붓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초기 인상파의 유일한 여성 화가로 당당하게 후세에까지 이름을 알렸습니다. 누군가의 뮤즈로 남아있기 보다는 스스로의 꿈을 이뤄가려 애썼던 그녀의 강단과 배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과 귀감을 주고 있습니다.

 

The Dining Room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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